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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의 열차가 철로를 누비기까지 #3 - 의장, 검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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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로템 2019. 9. 2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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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으로 차체를 튼튼하게 조립하고 열차의 외관은 물론 소음과 열 손실도 막아주는 도장도 마쳤습니다. 이제 열차 내부에 좌석과 편의시설을 설치해 마무리하고 이를 대차에 얹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일만 남았죠. 이번에는 열차가 철로를 누비기 전 마지막 단계인 ‘의장’과 ‘검사’ 공정에 대해 알아보는 것으로 ‘한 대의 열차가 철로를 누비기까지’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함께 보실까요?


도장을 끝낸 차량, 의장공장으로 어떻게 이동할까?

▲ 임시 대차를 연결하고 있는 전동차 차체

‘의장(Outfitting)’은 열차 내외부의 주요 장치를 연결하고 내부 인테리어를 결합하는 공정입니다. 먼저 도장을 마친 차체는 ‘선행의장’ 공장에서 바닥을 설치하고 단열 처리를 마친 후 의장공장으로 옮겨 본격적인 의장 작업에 돌입합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아직 바퀴에 해당하는 대차도 없는 차체를 어떻게 옮길 수 있을까요? 정답은 바로 가(임시)대차입니다. 아직 대차를 연결하지 않은 차체는 가대차를 조립 후 공장 내 트랙터(견인카)를 이용하여 견인해 이동합니다. 


▲ 조립장 및 검사장 간 이동을 위한 운반설비(트레바샤)

의장공장과 도장공장 사이에는 푹 파인 도랑과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사실 이곳은 차량의 조립을 위한 장소와 검사를 위한 장소 등의 공간이 협소하여 단거리로 짧은 시간에 이동하기 위해 만든 운반설비입니다. 의장공장과 도장공장의 파인 공간에는 사진처럼 거대한 레일이 탑재된 설비가 지나고 있는데요. 공장 입구 레일에 이 설비의 레일을 맞춘 후 차량을 이동시킨 다음, 다시 원하는 공장 입구에 맞춘 후 차량을 견인하면 큰 움직임 없이도 공장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차량 구동 시스템부터 인테리어까지, 폭넓은 범위의 의장 공정

철도차량의 의장(艤裝, Outfitting) 공정은 철도차량의 모든 부품(기능, 인테리어 등)이 조립되는 공정이며, 이 공정의 범위는 상부(옥상)에 냉난방기를 조립하고 실내에 손잡이와 고객용 좌석 그리고 유리창을 설치하며 하부(상하)에는 다양한 전장품, 공기제동장치는 물론 차량 간 전기를 연결해주는 전기장치를 설치하고 차량의 주요 구동 제어 시스템인 대차와 브레이크 시스템을 연결하기 위한 부품부터 차량 운전과 관련된 다양한 장치를 탑재까지 모두 의장 공정에 해당합니다.


▲ 인도 납품용 전동차에 출입문을 설치하는 모습

의장 과정 역시 수동으로 진행합니다. 사진의 차량은 출입문을 설치하고 있는 인도 납품용 전동차입니다. 출입문의 크기와 간격, 내장형/외장형 등 국가별로 원하는 다양한 규격이 있기 때문에 의장 작업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쳐 진행됩니다. 


▲ 전동차 하부에 장착할 케이블 덕트 모듈

보호 필름에 싸여 있는 것은 차량의 하부에 들어가는 케이블 덕트 모듈입니다. 이러한 케이블 덕트도 현대로템과 협력업체가 함께 제작하는 것으로 현대로템은 이러한 차량의 회로 및 배선과 관련한 부품들을 설계하고 의장 공정에서 다른 주요 기능 부품과 함께 하부에 조립해서 주요 부품의 전원, 통신 등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KTX와 같이 고속운행에 따른 공력저항이 큰 차량의 경우 전두부 형상을 다르게 제작하는데 이런 경우 차량 앞부분의 캡마스크(FRP 재질) 역시 이곳에서 조립됩니다.


▲ 다양한 장비의 연결 케이블과 공기관 등도 의장 공정에서 설치된다

차량 하부에 보이는 케이블들은 주요장치 간에 연결되는 전원과 통신을 위한 케이블입니다. 예를 들어 차량 하부에는 공기압축기를 통해 공압(약 10bar)을 생성하고 이는 압력용기(공기탱크)에 저장되는데 출입문 구동과 브레이크 작동, HVAC의 플립 작동, 화장실 등 여러 곳에 사용됩니다. 이런 공압시스템을 위해서는 공기배관(동, 스테인리스 등) 역시 차량 하부에 설치합니다.


차량의 움직임을 책임지는 대차, 이렇게 만들어진다!

이렇게 의장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면 해당 차량을 대차와 결합해야 합니다. 현대로템 창원 공장에서는 17종에 이르는 다양한 대차를 조립해 생산하고 있는데요. 이날은 마침 KTX 등 고속철도에 쓰이는 고속형 대차를 조립하고 있었습니다.

대차 역시 휠, 드라이빙 모터, 드라이빙 기어, 프레임 등 다양한 파트들을 용접해 조립하는 것으로 프레임 용접을 마친 후 여러 협력업체에서 생산한 파트를 공급받고 베어링 등을 체결한 후 조립하는 공정까지 창원 공장에서 마무리합니다.


▲ 용접된 프레임 위에 다양한 부속을 연결해 대차를 완성한다

먼저 바퀴를 조립된 프레임에 주요 부품을 설치하고 대차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센서들을 장착하면 대차의 조립이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조립을 마친 대차는 현수장치를 결합하고 차체를 올리기 전 다양한 테스트를 거칩니다. 대차는 차체의 하중은 물론 승객의 무게까지 견뎌내야 하므로 엄격한 검사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 완성된 대차의 모습

▲ 완성한 대차는 안전을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완성된 대차는 정밀 측정 장비에 연결한 후 승객이 타지 않은 상황과 가득 찬 상황을 가정해 대차 축당 최대 50t까지 반복해 압력을 가합니다. 이러한 측정과 테스트를 통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되면 비로소 차체와 연결해 하나의 철도차량으로 탄생하는 것입니다. 


움직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부분, 정적 검사로 꼼꼼하게

▲ 차체에 연결된 대차의 모습

위의 사진은 조립이 끝난 대차에 차체를 얹은 모습입니다. 차체에 대차까지 결합했다면 이제는 차량이 출고되기 전 마지막 단계인 검사 공정으로 향할 차례입니다. 차량의 설계가 아무리 완벽하다 해도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열차인 만큼 철저한 검사가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에는 총 4개의 검사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모두 단차 상태의 ‘정적 검사(Static Test)’를 시행합니다. 정적 검사는 차량이 운행하지 않고도 체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검사하는데요. 차량에 전원을 공급해 장치 및 등구류 등이 잘 작동하는지와 차량 회로가 정상적으로 구성됐는지를 운전실에서 직접 스위치와 마스콘을 조작해 확인합니다. 또한 TCMS와 주요 장치 간의 통신 인터페이스 시험도 수행하게 됩니다. 이 밖에도 열차의 중앙 제어장치인 VCC(Vehicle Control Center)와 연결해 안전운행 컨트롤을 테스트하는 ‘VCC 검사’와 브레이크 작동, 출입문 컨트롤 테스트와 차량의 냉난방과 공조 등을 검사하는 ‘HVAC 검사’ 등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또한, 프로젝트의 요구조건에 따라 중량 시험, 차량한계 시험, 차량 레벨링 시험 등 기계적 테스트도 함께 실시하기도 합니다. 


▲ 검사 중인 캐나다 밴쿠버 무인전동차

현대로템은 검사장 별로 각각 2라인의 검사 철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캐나다 무인전동차 차량은 총 2량을 연결해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현대로템은 납품할 국가의 운영 계획에 따라 단독 1량이나 10량, 6량, 2량 등 상황에 맞는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차량의 안전성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운행, 제동, 우천 시 등 다양한 검사가 이루어지는 시험선 

단차상태에서의 정적 검사를 마친 차량은 편성상태로 차량을 조성 후 현대로템 철차 공장 북문에서 출발하는 두 개 라인의 시험선에서 직접 운행하는 ‘동적 검사’를 시행합니다. 동적 검사에서는 차량에 전력을 공급하거나 보조 발전기를 구동해 실제 운행하는 것처럼 차량을 운전하고 제동 테스트를 하는 등 운행 직전의 테스트를 수행하게 됩니다. 


▲ 시험선에서 테스트 중인 EMU-250 차량에 장착된 신형 팬터그래프

사진은 EMU-250 차량에 대한 실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입니다. 2020년 도입될 예정인 EMU-250은 신형 팬터그래프를 장착하고 실제 주행 과정에서 브레이크를 작동해 제동을 거는 등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 직접 달리지 않고 견인을 통해 이동하는 차량의 모습

다른 한 라인에서는 전동차가 견인되고 있었는데요. 해당 차량은 출발선으로 이동해 전원을 공급받아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 각 나라의 기준에 맞는 다양한 강수 환경을 제공하는 열차 누수 시험장

위 사진은 시험선 중간에 위치한 열차 누수 시험장입니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강우 시험을 통해 차량의 누수와 우천 시 상황을 체크합니다. 누수 시험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차체 제작 후 실내에 물이 침투하지 않는지 방수 상태를 확인하는 테스트와 편성 상태에서 차량의 세척고(물청소 장비)를 일정한 속도로 지나가면서 물청소 작업을 수행할 때 방수가 제대로 유지되는지에 대한 테스트로 구분됩니다. 누수와 관련된 기준도 국가마다 모두 다른데, 미국이나 호주처럼 비가 많이 오지 않는 국가에서 높은 누수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검사를 마친 차량은 항구로 이동해 납품할 국가로 이동하게 됩니다.


▲ 검사를 마치고 선적을 기다리는 전동차 차량

사소한 문제까지 잡아내기 위한 P카 제작

이렇게 복잡한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철도차량인 만큼 한 차례만 문제가 생겨도 설계의 많은 부분을 바꿔야 합니다. 엄격한 테스트를 거쳤다 하더라도 막상 양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설계 변경은 물론 차량의 AS를 비롯해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게 되죠.

이러한 이유로 보통 대량으로 발주하는 프로젝트에는 ‘P카’를 제작합니다. P카는 ‘Pilot 차량’의 줄임말로 양산 전 검증용으로 미리 제작하는 차량을 의미합니다. 상황에 따라 여러 대의 P카를 설계 및 제작하여 양산 시, 설계변경을 최소화 하고 제작 시 문제점을 찾고 2~5개월 정도 지속해서 테스트를 거친 후 문제점을 수정해 양산 체제에 들어가는 것이죠. 이를 통해 문제를 미리 해결하고 안전한 차량을 양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계 및 제작기간을 줄여 차량의 제작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답니다. 

이로써 3회에 걸친 ‘한 대의 열차가 철로를 누비기까지’ 시리즈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현대로템은 연구개발을 거듭해 세계적 수준의 열차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신중하고 꼼꼼한 설계와 제작, 검증을 통해 승객이 안심하고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현대로템은 더욱더 편리하고 안전한 철도 제작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현대로템 공식 블로그에서 전해드릴 다양한 철도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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