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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신호체계 상식

신호등과 도로를 이용하는 사용자(운전자) 수칙 등 정해진 규칙과 규율 그리고 순서대로 차량의 흐름이 원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계적인 교통신호. 이러한 신호시스템의 개념이 없었다면 대도시는 연일 계속되는 도로 정체로 난리였을 겁니다. 

철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나의 선로에 열차가 한 대씩 달리니 도로보다 단순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각 역에서 출발하는 차량과 앞/뒤차가 주고받는 정교하지만 체계적인 신호시스템이 없다면 정시에 도착하는 편리한 철도 교통도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 알쓸신철은 ‘알아두면 쓸데있는 철도 신호체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합니다. 


철도 신호체계와 도로 신호체계의 다른 점은? 

자동차와 열차의 서로 다른 운행환경 만큼 열차의 신호체계 역시 도로 교통신호와는 매우 다릅니다. 먼저 도로에 설치된 신호등 사이에는 여러 대의 자동차가 달리지만, 열차가 달리는 환경인 철도의 개념에서는 신호등과 신호등 사이를 나타내는 ‘폐색’ 하나에서 단 한 대의 열차만 운행할 수 있습니다.


도로 교통 신호는 사람이 신호를 보고 운행 여부를 판단해야 하지만, 철도 교통 신호체계는 신호등과 선로 전환기, 건널목, 궤도 상태를 판단하는 회로, 거리 센서, 안전 설비 등 모든 시스템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중 하나만 고장 나도 차량에 정지 신호를 보내는 등 상호작용을 하게 되죠. 

또한 열차가 고속화되면서 신호등을 확인하는 대신 달리는 열차에 신호를 전송하는 시스템도 발달해 왔습니다. 이미 계획된 노선의 선로 위로만 달리기 때문에 좌회전, 우회전 등의 신호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선로 분기 구간에서는 신호 등을 이용해 원하는 구간으로의 선로 변경 여부를 판단하여 운행되는 것이 도로와의 차이입니다.


말이 주던 신호에서 신호등까지, 철도 신호체계의 역사 

이러한 철도의 신호체계는 열차가 처음 발명된 1825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인프라가 열악한 데다 모든 게 처음이었던 초기 열차는 여러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는데요. 일단 선로가 정교하지 않아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당시 열차 속도는 시속 50km 미만이었기 때문에, 말을 탄 기수가 열차보다 앞서 달리며 선로의 문제점을 체크해 수신호나 깃발로 기관사에게 알렸다고 합니다. 

이후 열차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본격적인 신호 장치의 시작인 ‘완목식 신호기’가 등장하게 됩니다. 최초의 신호기는 역의 플랫폼에서 열차의 기관사에게 직접 수신호를 주던 신호원의 방식을 그대로 계승했는데요. ‘완목’이라는 직사각형의 빨간색 신호봉이 기둥과 수평이면 ‘정지’, 아래쪽으로 45°를 향하면 ‘주의’, 기둥과 수직으로 되어 있으면 ‘진행’을 뜻합니다. 이 방식은 현재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왼쪽)완목식 신호기, (오른쪽)색등식 신호기

하지만 완목 신호기는 어두운 밤에는 보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착색된 색유리에 조명을 설치하여 열차의 운전조건을 지시하는 신호기 역할을 하기도 했었지만, 전기가 발명되면서부터는 도로 교통 체계와 비슷한 방식의 ‘색등식 신호기’가 도입됐습니다. 

처음에는 내부에 고정된 하나의 전구에 적색, 황색, 녹색의 색유리가 움직여 신호를 보내는 단등형이 주를 이루었으나 현재는 모두 다등형 신호기를 사용합니다. 또 완목형 신호기에 전구를 달아 주간엔 완목식 신호기, 밤에는 색등식 신호기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해외의 색등식 신호기 사례

현재는 색등식 신호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3개의 컬러(적색/황색/녹색)를 사용하는 3현시 부터 3개의 컬러(적색/황색/청색)를 사용하지만 4가지 조합을 만들어 사용하는 4현시, 그리고 3가지 컬러(적색/황색/녹색)를 사용하여 5가지 조합을 만들어 사용하는 5현시로 구분하여 사용합니다.

또한, 두 개 이상의 백색등을 사용하여 가로, 경사, 세로로 점등하여 신호를 주는 ‘등열식 신호기’도 있습니다. 광원으로는 주로 전구를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LED를 사용해 무게도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철도 신호체계 자동화의 다양한 방식 

▲한국철도공사 경인선 철로에 설치된 신호기 지상자(출처: 위키백과)

초기에 이러한 신호는 모두 사람이 직접 조정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열차 운행 편성이 늘어나면서 신호 체계도 정교해져 이제는 자동으로 신호를 통제하는 것은 물론, 열차의 운전도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열차 자동 제어 시스템은 방식에 따라 ATS/ATC/ATO 등과 CBTC시스템으로 나뉩니다.

ATS(Automatic Train Stop)은 차량의 속도를 측정해 감속 경고를 보내거나 차량을 자동으로 정지하게 해주는 방식입니다. 서울 1호선과 2호선 철도 위를 보시면 레일 침목 이외에도 하얀색의 박스가 일정한 거리로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이 ATS 장비가 탑재된 차량이 속도를 체크하게 해주는 ‘신호기 지상자’입니다. 철도 차량은 운행하면서 계속 신호기 지상자의 신호를 받아 현재 차량의 속도를 측정하게 되는데요. 과속하거나 정지 구간에 가까워지면 기관실에 신호를 보내 속도를 줄이도록 합니다. 또한 위급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차량을 세우는 역할인 열차방호운전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철로의 센서로 속도를 파악하는 ATS와는 달리 ‘Automatic Train Protection’의 약자인 ‘ATP’는 차량의 위치를 바탕으로 열차의 속도를 제어합니다. ATP가 탑재된 차량은 앞차와의 거리와 선로의 상태에 관련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맞은 속도를 기관실에 제공해 안전하게 열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와 비슷한 방식인 ATC(Autimatic Train Control)는 열차가 달리는 궤도로 통신하는 것 외에는 ATP와 유사한 방식으로 열차의 안전한 운행을 돕습니다. KTX 계열의 고속열차 역시 ATC 시스템으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열차 자동 제어 시스템의 종류

ATO(Automatic Train Operation)는 ATP를 기반으로 한 열차 자동운전 장치로, 무선으로 전송받은 앞차와의 거리와 선로 상태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운행 속도를 조정하고 역에 정차해 출입문을 여닫는 등 열차를 완전 자동으로 운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도시철도 5~8호선 열차들은 모두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기관사의 판단에 따라 ATP 방식의 수동 운전으로 전환할 수도 있어 비상상황에 대비해 5~8호선의 기관사들이 수동운전을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네요.


차량과 기지국이 통신하며 안전 유지하는 RF-CBTC 방식 

▲현대로템이 개발해 카자흐스탄 알마티 1호선에 납품한 RF-CBTC 신호 시스템

CBTC는 ‘Communication-Based Train Control’의 줄임말로, 차량과 지상에 있는 종합사령실이 계속 교신하며 운행을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정해진 폐색 대신, 차량과 차량 사이의 안전거리만 존재하는 ‘이동식 폐색’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비무선 방식의 신호시스템(ATC/ATO)가 관제소에서 일방적으로 운행신호를 열차에 보내는 것과 달리, RF-CBTC방식은 무선통신 방식으로 쌍방향 통신이 가능해 관제소와 열차가 서로 열차 상태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고 앞뒤 차량의 정보를 관제소에서 계속 파악하며 운행을 통제하기 때문에 열차의 편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김포 도시철도 경전철과 인천 2호선 경전철, 신분당선, 부산-김해 경전철, 서울시 9호선 등에 적용된 ’RF-CBTC 신호 시스템을 설명하는 도표로, 무선 주파수 통신을 이용해 자동운전과 무인운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신호시스템은 현대로템이 수주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1호선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되어 운행 중입니다.


▲ 열차를 원격 제어하는 철도 신호시스템 KRTCS-1

열차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철도 신호체계 역시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현대로템은 2019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부산 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 5G 이동통신을 만나 더욱 발전할 ‘KRTCS-2’ 신호체계의 미래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KRTCS(Korea Radio based Train Control System)는 2015년 한국철도표준규격으로 제정된 한국형 무선 기반 열차제어시스템으로, 과거에 궤도를 기반으로 열차를 제어한 것과 달리 열차 전용 통신망을 이용한 새로운 신호시스템입니다. 


▲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KRTCS-2 신호 시스템

이 중에서도 KRTCS-2는 해외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ETCS(유럽 열차제어시스템) 기술을 국내 철도환경에 맞추어 국산화한 기술입니다. 보통 350km/h 이하로 운행되는 일반/고속철도에 적용되며, Wi-Fi 무선통신을 주로 이용하는 KRTCS-1과는 달리 LTE-R 무선통신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편, 2019년 현대로템은 열차의 신호 장치에 적용되는 실시간 운영체제(RTOS, Real Time Operating System) 세계 점유율 1위 기업 윈드리버와 MOU를 맺고 차세대 열차 신호 장치 플랫폼 개발 협력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하기도 했는데요. 발전하는 철도 인프라 위로 거침없이 달려 나갈 현대로템의 모습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